디렉토리분류

구비 전승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200044
한자 口碑傳承
영어음역 Gubijeonseung
영어의미역 Oral Literature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경상북도 김천시
집필자 이균옥

[정의]

경상북도 김천 지역에서 말과 기억에 의존하여 전해 내려오는 민간 지식의 총칭.

[개설]

구비 전승(口碑傳承)은 행위나 물질이 아니라 말로 전승되는 문화를 뜻하는데, 말로 전승되는 문화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구비 문학이다. 구비 문학은 문자로 기록되는 기록 문학의 모태이면서 말이 존재하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고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다.

구비 문학의 갈래로는 설화·민요·판소리·탈춤·속담·수수께끼·무가 등이 있으나, 김천 지역에는 판소리나 탈춤은 전승되지 않는다. 그 외의 구비 문학은 전승되었을 것인데도, 무가나 수수께끼는 집중적인 조사가 되지 않았다. 따라서 김천 지역의 구비 문학은 설화 중의 전설과 민요가 대표적인 지역의 구비 문학이라고 하겠다.

[설화]

설화의 하위 갈래에 신화, 전설, 민담이 있다. 신화는 민족 단위로 전승되는 이야기이기에 지역적인 특성을 보이는 전승은 잘 보이지 않는다. 민담은 허구의 이야기로 그 기능이 즐거움을 위한 것이기에 지역적 특성 또한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전설은 어떤 유형의 전설이든 지역적 특성을 지니는데, 그 이유는 지역과 관련된 증거물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민들은 지역과 관련된 전설을 잘 기억하고 또한 잘 전승하고 있다. 김천 지역의 전설도 지역과 관련된 인물의 전설이나 지명의 유래, 명칭과 관련된 것이 많다. 그리고 풍수와 관련된 전설은 어느 지역에서나 흔히 발견되는데 김천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1. 인물 전설

「강필수 신당 이야기」강필수라는 사람이 마을의 수호신이 된 사연에 관한 인물 전설이며, 그의 신이한 행위를 보여 주는 이야기이다. 「덕대산 산성싸움」은 조선 건국에 저항하는 고려 말 세력 중 정몽주(鄭夢周)[1337~1392] 문하의 장군들이 이 지역에서 패한 이야기이다. 「문랑과 효랑 이야기」는 선조의 묘를 권력가에게 뺏기자 목숨을 걸고 다시 찾은 문랑효랑 자매의 사연인데, 효성을 장려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매계의 점괘」는 다른 사람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점괘가 끝내 실현되어 점괘대로 일이 일어난다는 이야기이다.

2. 지명 유래 전설

「거문고바위와 부채바위 이야기」는 그 형상이 유사하기에 붙은 명칭 유래담이면서, 도사의 말만 믿고 어리석게 행동한 동네 사람들의 치우담(癡愚譚)이기도 하다. 「괘편암과 투갑연」은 두 지명의 유래담이면서, 이와 관련된 청백리 ‘이약동(李約東)’의 청렴한 행적과 그 후손들이 ‘이약동’의 청렴한 이미지를 훼손한다는 내용이 결합된 인물 전설이기도 하다.

「분통골 이야기」는 풍수의 말을 듣지 않아 결국은 망한 집안에 관한 풍수담이면서, 풍수 말을 실수로 지키지 않아 결국은 망한 사실이 ‘분통이 터질’ 일이라서 ‘분통골’이 되었다는 지명 유래담이다. 「사모바위」는 관모처럼 생긴 바위 모양이기에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는 지형 유래담이면서, 어리석은 역리 때문에 마을이 망했다는 치우담이기도 하다.

「원가래마을 이야기」는 욕을 먹은 중이 마을의 바위를 깨뜨려 마을 사람을 징치하는 이야기이면서 ‘가마바위’라는 명칭의 유래담이다. 「원룡장군수와 바위배기」는 지명 유래담이면서, 우물물을 마시고 장사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유천 이야기」는 효자 ‘이주룡’의 우애담이면서, 유천(乳泉)에 대한 지명 유래담이다. 「이세간과 의호」는 효자를 기리는 효성담이면서, 의로운 호랑이를 기리는 의호비의 유래담이다.

「장수바위 이야기」는 바위에 새겨져 있는 나막신 발자국의 유래에 관한 이야기이다. 「지게동 이야기」는 과거에는 울창한 숲이어서 숯을 구워 지게에 지고 많이 팔러 다녔다는 연유로 ‘지게동’이라고 불렸다는 지명 유래 전설이다. 「할미바위 이야기」는 바위가 구부러진 모양이라서 할미바위라고 불렀다는 지명 유래와 할미바위 인근의 여러 지형이 남녀 신들의 결혼 장소였다는 이야기이다.

3. 풍수 전설

「서씨묘의 사두혈」은 시주 온 중에게 들은 대로 주인집 명당 묘 터를 바꾸어 망하게 한 머슴 이야기이다. 「연안이씨 역장묘」는 명당에 역장을 해서 오히려 화를 면했다는 풍수담이면서, 미래에 닥칠 굴묘의 수난을 미리 알고서 대비한 예언담이기도 하다. 「영일정씨 묘터 이야기」는 명당 묘 터를 두고 집안 간의 다툼을 다루고 있어 일종의 풍수담이면서, 명당을 먼저 차지하기 위한 지혜 겨루기 이야기이기도 하다. 다툼에서 패배한 ‘황울산’의 집안이 망했다는 것으로 보아 영일 정씨 측이 이야기의 제보자인 듯하다.

「정승바위 이야기」는 개인적인 욕심만 채우려는 어리석은 부인 때문에 남편이 해를 입는 이야기이면서, 정승바위에 대한 풍수담과 관련된 내용이 결합되어 있다. 「탄동 반석의 꿈」탄동마을에 자리 잡게 된 정씨와 유씨에 관한 풍수담이면서, 마을의 입향 시조에 관한 이야기이다. 「한옹의 묘터 이야기」는 풍수담 중에서 우연한 기회에 명당을 잡았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에는 명당을 알려 주는 지관(地官)이 등장하지 않으며, 명당은 상여의 차일막이 날아가 떨어진 곳이다.

[민요]

김천 지역 민요를 갈래별로 보면 노동요가 유희요나 의식요보다 상대적으로 풍부하다. 민요의 기능상 의식이나 놀이보다 일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노동요 중에도 가장 흔하게 보이는 유형이 논농사요이다. 이는 전통 사회의 가장 중요한 일이 논농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에 부녀자들이 전승 주체인 길쌈과 관련된 민요도 다른 유형의 민요보다 많이 발견된다. 그 이유는 전통 사회에서 부녀자들은 농사일도 했지만, 그들만의 고유한 노동이 길쌈이기에 길쌈 노동이 사라진 지금까지 잘 기억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놀이할 때 부르던 소박한 동요도 수집되어 있다.

1. 노동요

노동요는 논농사와 관련된 민요와 길쌈 노동요, 운반 노동요 등이 전승되고 있다. 노동요는 일과 노래가 결합된 민요이다. 일의 박자와 노래의 박자가 같은 노동요는 고된 노동의 수고를 극복하기 위해 부른다. 노동요 중 전승력이 강한 노래는 여럿이 함께 일할 때 부르는 노래이다. 「모찌는 노래」, 「모심기 소리」, 「논매기 노래」, 「목도 소리」 등이 그러하다.

논농사를 할 때는 일의 과정에 따라 「볍씨 담그기 노래」, 「못자리 노래」, 「모찌는 노래」, 「모심기 소리」, 「아이 논매기 노래」, 「두벌 논매기 노래」, 「세벌 논매기 노래」 등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기계화로 인한 노동 형태의 변화로 논농사요가 거의 사라졌다. 다만 논농사요에서 사설의 문학성이 높은 「모심기 소리」는 여러 논농사요 중에서 가장 전승이 잘 되고 있다.

김천시 지례면「목도 소리」는 일제 강점기 때에는 전국적으로도 유명하여 함경도까지 소리꾼이 불려 갔다고 한다. 「목도 소리」는 묘지에 비석을 운반하거나 큰 목재나 돌을 운반하는 목도꾼들이 서로 손발을 맞추고 힘의 균형을 잡기 위해 부르는데, 이제는 목도 일이 흔하지 않기 때문에 잘 전승되지는 않는다.

김천의 길쌈 노동요에는 「삼두름 노래」, 「물레 노래」, 「베틀 노래」 등이 조사되었다. 「삼두름 노래」는 「삼삼기 노래」인데, 일의 고통과 시집살이의 어려움을 노래하는 서정 민요인 것에 반해, 「베틀 노래」는 월궁 선녀가 하강하여 베를 짜는 상황을 설정하여 베틀의 구조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교술적 민요이다. 대장간에서 쇠를 다루어 물건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 부르는 야장요인 「풀무질 노래」도 있다.

2. 의식요

의식요는 장례 의식과 관련된 「상여 소리」「덜구 소리」가 전승되고, 세시 의식요인 「지신밟기 소리」도 전승되고 있다. 「상여 소리」는 장례 의식이 변화됨에 따라 상여가 영구차로 대치됨으로써 구연될 기회가 거의 없어졌으나, 「덜구 소리」는 봉분을 다지고 떼를 입히는 세세한 일로 사람이 할 수밖에 없어서 아직도 전승된다.

「상여 소리」의 후렴구는 “어하 너하호 어하넘자 너하호” 또는 “너어홍 너어홍 너화넘자 너어홍”으로 4음보인 데 비하여, 「덜구 소리」의 후렴구는 “에헤에이 달구요”와 같이 2음보로 역동적이다. 신앙과 관련된 의식요로 「지신밟기 소리」가 있다. 김천시 개령면「빗내 지신밟기 소리」, 부항면의 「월곡 지신밟기 소리」, 감천면의 「광기 지신밟기 소리」가 그것이다. 이들 마을에는 마을 주민으로 구성된 두레 풍물패가 있어 지신밟기를 전승하고 있다. 1990년 조사에 의하면 김천 지역의 83개 마을에 풍물패가 있었다고 한다.

3. 유희요

유희요는 전국적인 분포를 보이는 「치나칭칭나네」와 「그네 노래」, 「대문놀이 노래」, 「윷놀이 노래」 등이 있는데, 대부분 여성들의 놀이에서 연행되는 유희요이다. 아동 유희요는 앞에 가는 아이를 놀리면서 부르는 「뱀 노래」, 이빨 빠진 아이를 놀리는 「갈가지」, 곤충을 잡거나 동물의 모양새를 노래하는 「잠자리 노래」나 「황새」, 친구와 다리 뽑기를 하면서 부르는 「각거리」, 말놀이인 「꼬부랑할미」 등 그 종류가 많다. 이러한 아동 유희요가 아동이 놀이할 때 부르는 노래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아이들은 이런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노인들의 어릴 적 기억으로 남아 있는 노래이기에 곧 연행 현장에서는 사라질 노래들이다.

[참고문헌]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