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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2A020101
지역 경상북도 김천시 개령면 동부리
시대 고대/초기 국가 시대
집필자 송기동

[동부리에는 임금이 살았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이다. 지금으로부터 1700여 년 전 신라에 의해 멸망한 작은 나라 감문국은 개령 지역을 지배했고, 당연히 임금과 왕비가 살았다.

그렇다면 개령면 동부리에 도읍을 정하고 불꽃처럼 일어섰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잊혀진 왕국 감문국은 왜 개령 동부리에 도읍을 정했을까?

김천 시내에서 동북쪽으로 감천을 따라 8㎞ 거리의 감천 변에 개령면 동부리가 자리를 잡고 있다.

지역 최대의 하천인 감천과 마을 뒷산인 감문산 사이에 자리 잡은 개령면 동부리는 1700여 년 전 멸망한 삼한 시대 감문국(甘文國)의 도읍지로, 김천 지역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마을이기도 하다.

동부리를 도읍으로 삼은 감문국낙동강 유역에 형성된 변한계 12국의 하나로, 신석기와 청동기 시대에 걸쳐 감천 유역에 흩어져 살던 사람들이 청동기에서 철기 시대로의 전환기에 감문국이란 읍락 국가를 세운 것이다.

동부리 일대는 감천의 하류에 위치한 마을로, 예부터 개령들 또는 동부들로 불리는 넓은 평야지가 많고 감천 상류로부터 떠내려 온 퇴적물이 쌓임으로써 토질이 비옥하여 인구의 급증과 정착 생활에서 필수적인 안정적인 식량 공급이 가능했던 적지로 볼 수 있다.

동부리 일대는 지금도 김천 최대의 곡창 지대라는 점에서 본다면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선견지명을 읽을 수 있다. 개령면 동부리감문국의 도읍 터로 정해진 또 다른 배경에는 비옥한 농경지 이외에도 감천의 수로(水路)를 활용한 낙동강으로의 진출에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동부리 일대가 상주의 사벌국, 성주의 가야 등 주변 소국들 간의 요충지에 접하고, 추풍령과 같은 교통의 요지가 인근에 있다는 점도 고려되었을 것이다.

[감문국의 규모는?]

감문국의 규모에 대해서는 특별히 알려진 근거는 없다. 다만 『삼국지위지동이전(三國志魏志東夷傳)』에 변한의 규모를 “대국사오천소국육칠백가총사오만호(大國四五千小國六七百家總四五萬戶)”라고 한 것이나 『동사(東史)』에 “아포반대발삼십야도감천수견창이퇴(牙浦叛大發三十夜渡甘川水見漲而退)”, 즉 “아포가 반란을 일으키자 30명의 대군으로 밤에 감천을 건너려 했으나 물이 불어나 되돌아왔다.”라는 기록을 근거로, 당시 감문국의 규모는 600~700가구에 달하고, 군사 30명을 대군(大軍)으로 표현할 정도의 작은 나라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감천을 경계로 한 가야와는 친교하고, 주변 소국을 점차 점령하며 고대 국가로의 기틀을 갖추어 가던 신라의 전신 사로국과는 대립하던 감문국은 서기 231년, 사로국의 왕족이며 대장군인 석우로(昔于老)에 의해 토멸된 후 신라의 영토로 편입되고 말았다.

[감문국의 멸망과 부활]

우리나라 역사서에 감문국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삼국사기(三國史記)』로, 감문국의 멸망을 다루고 있다.

『삼국사기』 신라 조 조분이사금(助賁尼師今) 2년 7월 조에 “이이찬석우로위대장토파감문국이기지위군(以伊湌昔于老爲大將討破甘文國伊其地爲郡)”이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를 풀어 보면 “신라가 이찬(伊湌) 석우로(昔于老)를 대장으로 삼아 감문국을 토멸하고 그곳을 감문군으로 삼았다.”라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감문군이 바로 동부리를 말한다.

또 『삼국사절요(三國史節要)』 제3권 신해년(辛亥年) 신라 조분왕(助賁王) 조에도 “가을 7월에 신라 이찬 석우로를 대장으로 삼아 감문국을 쳐서 깨뜨리고 그 땅은 군(郡)으로 삼았다. 우로(于老)내해왕(柰解王)의 아들이다.”라고 비슷한 내용을 적고 있다. 왕자 출신 석우로는 왜국 사신을 접대하는 자리에서 사신을 욕보였다가 훗날 죽임을 당했다고 할 정도로 저돌적이며 잔인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오랜 세월 속에서 감문국의 유물들은 대부분 사라졌다. 다만 감문산성과 궁궐 연못, 주춧돌 등의 유적과 전설, 지명 등이 남아 감문국의 존재를 짐작하게 할 따름이다.

김천시에서는 2010년 초 감천 주변에 대한 수변 정비 사업을 중장기 계획으로 발표했는데, 이 사업에 동부리 일대의 감문국 유적 정비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동부리 마을 곳곳에 침전되어 있는 잊혀진 왕국 감문국의 비밀이 마침내 베일을 벗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보제공]

  • •  김해술(남, 1951년생, 개령면 동부2리 주민, 동부2리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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