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재」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8101191
한자 飛烏-
이칭/별칭 육리 비오재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경상북도 경산시 용성면 부제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은정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수록|간행 시기/일시 1996년 - 「비오재」 『경산지』에 수록
관련 지명 비오재 - 경상북도 경산시 용성면 부제리 지도보기
성격 지명 유래 전설
주요 등장 인물 소금 장수|소금 장수의 아내|소금 장수의 친구|동네 아낙들
모티프 유형 망부의 한|윤회|애틋한 사랑

[정의]

경상북도 경산시 용성면 부제리에 있는 비오재의 지명 유래와 슬픈 사연에 대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비오재」용성면에 있는 비오재의 지명 유래 전설이다. 사랑하는 부부를 시기한 친구의 악행으로 남편이 죽고 아내는 죽은 남편을 기다리다 까마귀가 되어 비오재 근처를 날아다닌다는 이야기이다. ‘비오재’라는 이름을 통해 부부의 애틋하고 안타까운 사랑이 지금까지도 전해 온다.

[채록/수집 상황]

1989년 김한중이 엮은 『경산지』를 비롯해, 1996년 간행된 『경산문화유적총람』, 2002년 간행된 『경산의 전설과 민담』, 2005년 간행된 『경산 지방의 설화문학연구』에도 같은 설화가 수록되어 있다. 채록 경위는 명확하지 않다.

[내용]

비오재용성면 소재지에서 육동으로 넘어가는 곳에 위치한 해발 248m의 가파른 고개이다. 예로부터 용성면을 드나드는 관문 역할을 했으며 ‘비리재’라고도 불린다. 이 고갯길에는 한 여인이 장사 나간 남편을 애타게 기다리다 망부의 한을 품고 까마귀로 변했다는 애틋한 전설이 전해지고 있어, 고개를 넘나드는 사람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옛날 용성면 육동에 젊은 부부가 있었는데 그들은 비록 가난하였지만 서로 사랑하며 단란하게 살았다. 아내는 마을에서 품팔이로 베를 짜고, 남편은 반룡사 근처에서 경주로 넘어가는 왕재를 넘어 멀리 동해 근처의 염전에서 소금을 구하여 육동 비오재를 넘어 지금의 경산, 대구 일대를 다니며 소금 장수를 하였다고 한다. 남편이 장삿길에 나서면 며칠씩 집을 비워야 했고, 그동안 젊은 아내는 혼자 지내야만 했다. 서로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많았지만 서로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부부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이 부부의 이웃에는 소금 장수 남편과 어린 시절부터 친구로 지낸 노총각이 살고 있었는데, 그는 남보다 게으르고 행실이 나빠 아직 장가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평소 금실 좋은 친구 부부를 시기하면서 빼어난 미모의 친구 아내에게 흑심을 품고 있었다. 그러다 친구가 장사를 하러 길을 나서면 아내 혼자 있는 소금 장수의 집을 기웃거리며 아내에게 수작을 부렸다. 노총각이 친구의 아내에게 친절을 베풀어도 그녀가 꿈쩍하지 않자 그녀를 회유하기도 하고 겁박하기도 했지만 친구 아내의 굳은 마음을 돌릴 수는 없었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자 노총각은 급기야 친구를 살해하고 친구의 아내를 차지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소금 장수가 장사를 마치고 돌아올 무렵 미리 비오재 고갯길에 숨어 있다가 친구가 숨 가쁘게 고개를 오르자 노총각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돌로 친구의 머리를 내리쳤다. 소금 장수는 순식간에 당한 일이라 고함 한 번 지르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노총각은 친구의 시신을 급히 계곡에 숨기고 태연히 소금 장수 아내를 찾아갔다. 친구의 아내에게 남편이 장삿길에 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인편에 들었다고 하면서 자기와 함께 멀리 떠나가 살자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아내는 너무나 놀란 나머지 그 자리에서 혼절하였다. 소금 장수의 집이 부산스럽자 이웃에 살던 아낙들이 이 집에 모여 들었고, 혼절한 소금 장수의 아내는 수 시간 후에 겨우 의식을 회복하였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노총각은 겁에 질려 멀리 도망가 버렸다. 정신을 되찾은 소금 장수 아내는 남편의 죽음 소식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믿으며 동구 밖 비오재 고갯길에 나가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몇 날 며칠 식음을 전폐하고 울며불며 오로지 남편이 돌아오기만 기다리던 아내는 고갯길을 오르내리다 지쳐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이상하게도 한 마리의 까마귀가 슬피 울며 비오재 근처를 날아다녔다고 한다. 뒷날 이 길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은 남편을 그리워하는 소금 장수 아내의 한이 까마귀가 되어 이 고개에 날아들었다고 하면서, 남편을 향한 아내의 애틋한 사랑을 위로하기 위해 이 고개를 ‘비오(飛烏)재’라 부르며 이들 부부의 사랑을 오래도록 전하고 있다.

[모티프 분석]

「비오재」의 주요 모티프는 ‘망부의 한’, ‘윤회’, ‘애틋한 사랑’이다. 「비오재」는 절개 굳은 아내가 외지에 나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다 돌이 되었다는 ‘망부석’ 설화의 변이형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망부석’ 설화는 기다림과 그리움에 지친 아내가 돌이 되었다는 이야기로 전승되는데 「비오재」의 경우 추가와 변이가 이루어졌다. 남편이 돌아오지 못하게 된 것이 친구의 시기와 악행 때문이라는 내용이 개입되어 있고 죽은 아내가 까마귀로 환생하여 비오재 근처를 맴돈다고 하여 윤회 사상을 보여주고 있다. 친구 부부의 단란함을 시기한 친구가 자기 친구를 살해하고 그 아내에게 남편이 죽었으니 자기와 같이 살자고 하는데, 이본에 따라서는 친구가 아내에게 남편이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렸다 하고 아내를 겁탈하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아내는 변함없는 마음으로 남편으로 기다리다 죽고, 그것이 한이 되어 까마귀로 환생하여서도 남편을 잊지 못하는 애틋한 사랑을 보여준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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