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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사 박문수와 산신령」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502182
한자 御史朴文秀-山神靈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북면
시대 조선/조선 후기
집필자 주경미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수록|간행 시기/일시 1998년 6월 30일 - 『천안의 민담과 설화』에 수록
관련 지명 박문수 어사 묘 -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북면 은지리 지도보기
성격 일화|기이담
주요 등장 인물 박문수|행인[산신령]|지관|처녀|주인 영감|원님
모티프 유형 산신령의 현현|효성이 지극한 처녀

[정의]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북면에 전해 내려오는 박문수와 산신령에 관한 이야기.

[개설]

어사 박문수(朴文秀)[1691~1756]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는 전국적으로 많이 분포하는데, 북면에도 여러 전설이 전하고 있다. 「어사 박문수와 산신령」박문수가 삼남(三南)[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지방을 안찰(按察)하러 가다가 만난 행인이 알고 보니 효성이 지극한 처녀를 돕기 위해 현현한 산신령이었다는 이야기이다.

[채록/수집 상황]

민병달·이원표 등이 조사하여 1998년 천안 문화원에서 발간한 『천안의 민담과 설화』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어사 박문수가 삼남 지방을 안찰하기 위하여 신분을 감추고 초라한 행색으로 시골길을 걷는데 행색이 지관(地官)인 듯한 행인이 같이 가길 청하였다. 두 사람은 서로 통성명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길을 걸었다. 어느덧 해가 저물어 큰 마을에 다다랐는데, 때마침 상갓집이 있어 그 집에 하루 신세지기로 하였다. 행인이 스스로 지관이라 밝히자 상주가 마침 여러 지관이 와 있으니 내일 함께 묫자리를 잡아 달라고 부탁하였다. 행인은 묫자리를 정해 주면 대가로 1,000냥을 달라고 하였다.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한 한 지관이 나서며 “내일 영험한 징표가 나오는 자리에 묘를 씁시다. 만약 영험한 징표가 있는 자리를 물색하지 못하면 나도 1,000냥을 내겠소. 반대로 당신이 지면 행장(行裝)을 다 털어야 합니다.” 하며 큰 소리를 쳤다. 행인도 고개를 끄덕이며 좋다고 대답하였다.

이튿날 여러 지관들과 행인은 산에 올라 명당을 물색하였다. 잠시 후 전날 큰 소리를 치던 지관이 먼저 한 곳을 정하더니 땅에 나무를 꽂으며 그곳에 광중(壙中)[시신을 묻는 구덩이]을 지으면 광중에 황금빛이 역력할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행인은 코웃음을 치며 그 자리는 송곳 같은 바위가 솟아 시신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하였다. 곧 장정들이 달려들어 땅을 파 보니 행인의 말대로 송곳 같은 바위가 여러 개 솟아 있었다. 잠시 후 행인이 자리를 정하고 장정들에게 파 보라고 하니, 토색이 좋고 광중에도 황금빛 이슬이 맺힌 것이 누가 보아도 명당이었다. 상주가 기뻐하며 행인에게 1,000냥을 주었고 내기에 진 지관도 1,000냥을 주었다.

박문수가 행인과 다시 길을 떠나는데 이번에는 큰 기와집이 있는 마을에 이르렀다. 행인과 박문수는 점심이나 얻어먹을 요량으로 기와집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행인이 주인을 찾자 하인이 나오더니 “주인 영감의 하나밖에 없는 외아들이 병이 나서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 점심을 대접할 정신이 없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행인은 자신이 의술을 좀 아니 병을 고칠 수 있다고 말하였다. 그 말을 듣고 주인 영감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두 사람을 서둘러 방으로 모시게 하였다. 행인은 환자의 진맥을 짚어 보더니 주인 영감에게 아들의 병을 고쳐 줄 테니 1,000냥을 달라고 하였다. 그러고는 행장에서 약 한 알을 꺼내 물에 개어서 아들의 입에 넣었다. 약이 목을 넘어가자 주인 영감의 아들은 숨을 깊이 쉬더니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주인 영감이 기뻐하며 행인에게 약속대로 1,000냥을 주고 점심을 정성껏 대접하였다.

박문수와 행인은 그 집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길을 나섰다. 얼마를 가다가 정자나무가 있는 곳에서 잠시 쉬어 가려는데, 행인이 박문수에게 “내가 다녀올 데가 있으니 여기서 이 돈을 가지고 기다려 주시오. 만약 해 질 때까지 내가 돌아오지 않으면 불빛을 찾아 가시오.” 하며 돈을 맡기고 어디론가 바삐 떠났다.

행인을 기다리던 박문수는 해가 저물어도 행인이 돌아오지 않자 먼 곳에서 반짝이는 불빛을 따라 걸어갔다. 불빛은 산신당에서 흘러나온 것이었다. 산신당 앞에서는 한 처녀가 정성껏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박문수가 처녀에게 연고를 묻자, 처녀가 대답하기를 자기 아버지가 나랏돈 3,000냥을 사사로이 쓰다 발각이 되었는데, 돈을 갚기 위해 백방으로 다녔으나 돈을 구하지 못하여 아버지가 죽을 처지에 놓였다고 하였다. 처녀는 산신당의 산신령이 영험하다 듣고 아버지를 살려 달라고 기도를 드리는 중이었다.

박문수는 그제야 자신에게 3,000냥을 들려 산신당까지 보낸 행인이 그곳 산신령임을 알아챘다. 박문수가 산신당 문을 열어 보니 산신령의 영상이 꼭 행인을 닮아 있었다. 박문수는 산신령에게 공경을 표시하고 처녀에게 3,000냥을 건네주었다. 처녀는 그 덕분에 관가로 달려가 돈을 갚고 아버지를 구출할 수 있었다.

그날 밤 박문수가 봉노[주막집의 가장 큰 방]에서 잠을 자는데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더니 “박 어사, 미안했소. 처녀의 효성이 하도 지극해서 내 박 어사의 신세를 졌소.” 하고 말하고는 사라졌다. 이튿날 박문수는 관가로 가서 고을 원님을 만나 처녀의 효성을 칭찬하며 잘 보상하도록 부탁하고 다시 길을 떠났다.

[모티프 분석]

‘산신령의 현현’ 모티프는 설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화소이다. 효성이 지극하다거나 충직한 사람이 어려움에 처하였을 때 산신령이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나 도와주는 이야기이다. 「어사 박문수와 산신령」에서는 산신령이 직접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박문수를 중간자로 개입시킨다. 매개자로 박문수가 등장한다는 것은 그만큼 박문수가 민중에게 특별한 인물이었음을 보여 준다. 박문수가 실제로 암행어사를 한 기간이 짧고 지역도 영남 지역 등으로 한정되었으나 박문수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전국적으로 널리 분포하는 이유는 박문수에 대한 민중의 특별한 인식, 즉 탐관오리를 징치하고 억울함을 풀어 주는 정의의 심판자로 여기는 것에서 연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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