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5022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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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將棋-智慧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 매당리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김동욱 |
[정의]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 매당리에 전해 내려오는 이시백의 지략담.
[개설]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 매당리 자무실[紫梅谷]에는 인조반정(仁祖反正) 당시 아버지인 이귀(李貴)[1557~1633]와 함께 가담하여 정사공신(靖社功臣)으로 책록이 된 이시백(李時白)[1581~1660]의 신도비(神道碑)가 있다. 자무실은 이시백의 출생지이기도 하다. 「장기에 숨겨진 지혜」는 이시백이 반정 거사를 하기 전 당시의 유력자인 이원익(李元翼)[1547~1634]의 의중을 떠보는 데 장기를 이용하였다는 지략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장기에 숨겨진 지혜」는 민병달·이원표 등이 조사하여 1998년 천안 문화원에서 발간한 『천안의 민담과 설화』에 수록하였다.
[내용]
천안의 광덕 자무실에서 태어난 이시백은 아버지 이귀의 벼슬 때문에 서울에 가서 성장하였다. 그 무렵은 광해군(光海君)[1575~1641]이 아우인 영창 대군(永昌大君)[1606~1614]을 살해하고 인목대비(仁穆大妃)를 폐모하여 정국이 뒤숭숭한 시기였다. 이귀는 서인(西人)들을 규합하여 반정을 모의하였다. 계획이 무르익어 가고 있었으나 딱 한 가지 걱정스러운 일이 있었다. 당시 신료들 간에 신망이 두텁고 백성들의 추앙을 받고 있던 오리 정승 이원익의 의중이 어떤가 하는 것이었다.
이원익은 당시 폐모론에 극간(極諫)을 하다가 유배되어 경기도 여주의 벽절에 머물고 있었다. 어느 날 이귀는 아들 이시백을 불러 여주에 가서 이원익의 승낙을 받아 오라고 명하였다. 이시백이 이원익의 거처에 도착한 것은 캄캄한 밤이었다. 문안을 주고받은 두 사람은 말없이 마주 앉아 있었다. 이때 이시백의 눈에 방 한 귀퉁이에 놓여 있는 장기판이 눈에 띄었다.
장기나 한 판 두자고 제의한 이시백은 자신이 아랫사람이니 먼저 두겠다고 하고는 느닷없이 자기 쪽의 궁(宮)으로 이원익의 궁을 쳐서 방바닥에 떨어뜨리고는 자신이 이겼다고 선언하였다. 그러고는 하직 인사를 하고 돌아서려고 하자 이원익은 잘해 보라는 격려의 한마디만을 남겼다. 장기판의 궁은 새 임금과 광해군을 뜻하는 것으로, 반정에 관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이 서로의 의중을 확인하였던 것이다. 이렇게 이원익의 묵인 아래 인조반정은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중세 사회에서 반정 모의는 자칫하면 삼족이 죽음을 당하는 위험한 일이었다.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인물의 속내를 알아내기란 지난한 일이었을 것이다. 「장기에 숨겨진 지혜」는 직접적인 언급이 없이 순간적으로 눈에 띈 장기판을 활용하여 상대방에게 의사를 전하고 속내를 타진한 이시백의 기지에 관한 지략담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