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8C020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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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전라북도 고창군 공음면 구암리 구수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임선화 |
음력 3월 20일을 전후해 공음면 구암리 구수마을에서는 ‘동학농민혁명 무장기포기념제’가 열린다. 동학농민혁명 무장기포기념제는 동학농민혁명의 무장기포를 기념하는 행사로서, 올해[2009년]는 4월 25일에 기념제가 열렸다. 전날까지도 아주 따뜻한 봄날이었는데, 25일 오전부터 날씨가 굉장히 쌀쌀해져서 구수마을 동학농민혁명 무장기포지에 도착했을 때는 차가운 바람과 검은 구름이 하늘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분위기가 마치 1894년 그날을 연상하게 하였다. ‘기포하였던 농민군들의 마음이 저리 차고 쓸쓸했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움츠린 몸을 이끌고 행사장으로 옮겼다.
행사장에는 농민군 복장을 한 고창군민 900여 명이 참석했고, 이후 행사에서 이들은 동학농민혁명군 진격로 걷기 및 무장읍성 무혈 혁명을 시연하였다. 출정 인사, 포고문 낭독 및 헌화를 마친 이후 농민군 행렬은 선두 구호에 맞춰 당시 구호였던 ‘보국안민, 제폭구민’을 외치며 농악단의 소리에 맞춰 8㎞의 진격로를 걸었다. 구호가 쓰인 만장과 죽창을 든 농민군과 함께 행렬 뒤쪽에는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행렬은 구수마을을 떠나 무장읍을 향하여 움직였다. 당시 상황을 재현하는 폭죽과 대포 등이 발포되었고, 동학 농민군이 무쇠솥을 대신해 소가죽을 이용해 밥을 지었던 장면도 시연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밥으로 주먹밥을 만들었는데, 이것은 동학 농민군으로 분장한 사람들에게 지급되었다. 무장읍에 다다른 행렬은 무장읍성을 지키는 관군이 동학 농민군을 보고 대포도 쏘면서 도망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무혈입성 후 관아를 점령한 표시로 연막탄이 터지면서 동학 농민 운동군 진격로 걷기 행사는 끝이 났다.
하지만 이후에도 기념제 행사는 계속되었다. 이러한 행사는 고창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가 무장기포의 역사적 사실을 부각하고, 동학 농민 운동과 관련한 사실을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다. 또한 무장현 관아와 고창읍성 체험을 통해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어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지식을 널리 알리려는 목적도 있다.
다음날까지 계속된 기념제는 청소년 어울마당과 죽창ㆍ투호 던지기, 고창군민 한마당 등의 행사를 하며 청소년에게는 동학농민혁명의 이념을, 고창군민에게는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의 마당을 제공하였다. 이러한 행사를 통하여 115년 전 민중들이 외쳤던 ‘널리 백성을 구함[광제창생(廣濟蒼生)]’의 구호를 다시 한 번 우리들이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