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8018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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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報恩-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 가림리 |
집필자 | 김영미 |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 2003년 9월 6일 - 「메기의 보은」 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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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간행 시기/일시 | 2003년 - 「메기의 보은」 『진안 지방의 구전 설화집』에 수록 |
채록지 | 가림리 -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 가림리 |
성격 | 물고기 보은담 |
주요 등장 인물 | 부잣집 아들|메기|중 |
모티프 유형 | 보은 |
[정의]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 가림리에서 전해오는 메기가 은혜갚은 이야기.
[개설]
진안군 진안읍 가림리에서 전해오는 「메기의 보은」 이야기는 한 부잣집 아들이 메기가 써 준 ‘두상불세유(頭上不洗油)’, ‘필두승가소(筆頭蠅可笑)’, ‘미삼승조칠두(米三升曺七斗)’라는 세 구절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는 전형적인 물고기 보은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메기의 보은」은 2003년 9월 6일 진안군 진안읍 가림리 선인동에서 황인덕이 주민 유일종[남, 81세]이 옛날 한자 공부를 하던 시절에 한문책에서 읽은 내용이라며 구연한 이야기를 채록하여 『진안 지방의 구전 설화집』[진안 문화원, 2003]에 수록하였다.
[내용]
옛날 어느 부잣집 아들이 서당에 다니면서 공부를 했는데, 서당이 냇가 건너편에 있어서 매일 점심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내를 건너다 다리 밑으로 큰 메기가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보았다. 부잣집 아들은 이때부터 싸가지고 가는 점심을 항상 반씩 나눠서 메기에게 주었다.
메기는 이 음식 덕분에 잘 자랐으며, 부잣집 아들도 나이가 들어 장가를 가게 되었다. 장가가기 하루 전날, 메기가 갑자기 강에서 뛰어나오더니 강변 모래에 꼬리로 ‘두상불세유(頭上不洗油)[머리 위의 기름을 닦지 마라]’, ‘필두승가소(筆頭蠅可笑)[붓 머리에 파리가 가히 우습구나]’, ‘미삼승조칠두(米三升曺七斗)’라고 썼다. 부잣집 아들은 이상하게 여기며 그것을 잘 외워두었다.
장가간 첫 날밤, 신랑 신부가 잠을 자고 있는데 벽장에 있던 동백기름병이 떨어져서 신랑 머리에 기름이 줄줄 흐르게 되었다. 신랑은 메기가 알려준 ‘두상불세유(頭上不洗油)’가 생각나 머리의 기름을 닦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둔 채 잠을 청하였다.
그런데 깜깜한 밤중에 한 중놈이 신방에 들어와 신랑과 신부의 머리에서 각각 기름 냄새를 맡아보더니 신부를 죽이고 도망갔다. 보통 여자는 동백기름을 바르고 남자는 기름을 바르지 않았는데, 신랑에게서는 기름 냄새가 강하게 나고 신부에게서는 기름 냄새가 나지 않으니까 신부를 신랑으로 잘못 알았던 것이다. 신부를 죽인 사람은 사실은 신부와 좋아지내던 중놈이었는데 신랑을 죽이려다가 잘못해서 신부를 죽였던 것이다.
다음날 아침, 신랑은 살인죄로 몰려 관아에 끌려가게 되었다. 신랑은 아무리 무죄를 하소연해도 믿어 주지 않았고 결국 유언서를 써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할 수 없이 붓에 먹을 찍어서 메기가 가르쳐 준 ‘필두승가소(筆頭蠅可笑)’를 쓰려고 하는데 진짜로 파리가 날아와서 붓 끝에 붙었다. 이것을 본 신랑은 메기의 말이 모두 맞음을 보고 크게 웃었다. 원님은 죽을 상황에 놓인 신랑이 웃는 것을 보고 이유를 물었고 신랑은 메기가 가르쳐 준 세 어구를 원님에게 이야기 했다.
원님은 세 어구 중에서 마지막 어구에 근거하여 근방에 조삼승[조칠두]라는 사람을 찾아보게 하였고 마침내 인근 절에 사는 중을 잡게 되었다. 중은 자신의 죄를 모두 자백하였고, 신랑은 죄를 면하여 다른 데로 장가가서 잘 살았다고 한다.
한편 제보자는 메기가 가르쳐 준 마지막 어구를 잘 기억하지 못했는데 참고로 ‘일두미삼승(一斗米三升)’이라는 말로 전해지기도 한다. 이 말의 뜻은 ‘한 말의 벼가 석 되면 일곱 되의 벼가 남아서 강칠승(糠七升)’이라는 이름으로 해석한다.
[모티프 분석]
「메기의 보은」은 전형적인 ‘물고기 보은담’ 유형의 설화이다. 가장 기본적인 물고기 보은담은 용왕의 아들인 잉어를 구해줘 보은을 받았다는 유형이다. 이 기본형에서 내용의 변이에 따라 잉어 대신 자라나 거북 등으로 나타나고, 잉어를 구해준 어부는 변이에 따라 나그네나 서생 등으로 나타난다.
이런 유형의 물고기 보은담은 우리나라 전국에서 구전될 뿐만 아니라 범세계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특히 아시아 일대에 많은 자료가 보고되는데, 중국 이야기에는 거북 또는 자라가 많이 등장하며, 보은으로 생명을 구해 주는 경우가 많다. 몽고나 일본 이야기는 잉어 대신 뱀이 등장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용궁이 등장하는 것이 많으며, 자라를 구하였다는 경우에 보은으로 주인공이 벼슬을 얻게 된다는 것이 흔하다. 보답으로 받는 물건도 상자·연적(硯滴)·가락지 등으로 다양하지만 대부분 부귀를 가져다주는 보물이고, 때로는 보은으로 생명을 구해준다.
「메기의 보은」의 경우에는 문헌이나 타 지역에서 구비되어 유전되던 이야기가 진안읍 가림리 일대로 전승되어 정착하였다. 특히나 진안 지역에 용담호가 생기면서 호수와 물고기의 상관관계가 깊어졌고, 따라서 더욱 더 지역민의 흥미와 재미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설화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