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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범 할아버지의 종교신앙 이야기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6T01013
한자 최도범 할아버지의 宗敎信仰 이야기
분야 지리/인문 지리
유형 지명/행정 지명과 마을
지역 전라북도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 노봉마을
집필자 서정섭

종교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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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희 부친 탯자리와 최도범 할아버지 집 돌담

집안에 모시는 신의 여부/신주(神主)의 위치는 어디냐는 물음에 믿음은 마음에 있는 것이다고 말씀하면서 미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신다.

“하나님을 믿든 부처님을 믿든 집안에 모시는 신 그런 모든 것은 다 자기 마음속에 있다고 헙니다. 나는 미신적인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요. 미신이란 것은 미혹할 미(迷)로 아득하다는 것이요. 그러개 내가 뭣을 믿고자도 안보일 정도로 아득해서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요. 그런 것은 미신적인 것이니까 모든 것은 자기 마음에다 두고 부처님을 믿고 부처님도 섬기고, 하나님도 믿고 하나님도 섬겨야 허는 것 아닙니까라고 믿는 사람들이 말허대요. 옛부터 집안에 모셨던 신, 그런 것은 나는 모릅니다.”

옆에서 듣고 계시던 최강윤 할아버지께서 지금은 교회를 다니기 때문에 집안에 신을 모시지 않지만 예전에 조모님께서 모신던 집안신에 대한 기억을 말씀해 주신다.

“아, 남의 이야기 허지 말고 자기 이야기를 해요. 내가 어려서부터 할머니, 조모님께서 집안, 방안 귀퉁이다가 선반에다 삼각형 형식으로 딱 놓으시고 거기에다가 무엇을 해놨었는디 각 집안마다 그 용기는 다른가 봐. 용기는 다른 모양인디 우리집이서는 그 할머니께서 그 해의 새로운 바가지에다가 쌀을 세 개를 담아서 우게는 창호지로 덮어, 덮어서 그때는 나이론끈이 없엇으니까 짚으로 쫀맸겠죠. 그래서 올려놓으시더라고요. 올려놓으시고서는 매년 그것을 새 것으로 갈아, 매년. 말하자면 쌀 농사를 지으면 쌀로 교체를 하고, 보리 농사를 지으면 보리로 교체를 해요. 어린 시절에는 의례적으로 할머니께서 그렇게 허신 줄로만 알았어. 아무 뜻도 모르고, 나는 어리니까 무슨 뜻인 줄도 몰랐죠. 그러다가 그 일을 계속 해오다가 우리가 일본으로 가게 되어서 일본에서 폐지가 되어버린 것이죠. 그리고 해방되어 나와 가지고 또 할머니께서 여전히 그 짓을 하시더라고, 그래서 그때는 내가 소학교 다닐 땐디 할머니께 그것이 무엇이냐고 헌개로 너그들은 모른다 그래요. 그래도 자꾸 물은개로 삼시랑을 모시는 것이다 그렇게 말해요.”

“장독대 밑에다 허는 분도 있고, 그랬죠. 집안의 소원을 비는 거죠 뭐. 현재는 과학이 발달해서 무속이라고 허지만은 다 기복이거던. 우리집을 잘 되게 해 달라는 기복이거던. 제사를 지내더라도 아버님한테 우리 자식들 무병장수허게 잘 해주십시오 허는 뜻을 가지고 허잖아요.”

“그러다가 우리집이 교회를 믿기 시작하면서 그것을 철폐하기 시작했어요. 교회를 안 다녔으면 지금까지도 존속했을 란지도 모르죠. 촌가에서는 모든 집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집에서는 그런 정도의 일은 있었지요.”

최도범 할아버지께서도 이제는 정화수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이신다.

“예전에는 우물에서 제일 먼저 물을 떠와서 부뚜막에 두기도 했죠. 정화수를 떠와서 정제 부뚜막 솥 뒤에 깔끔허니 놓제. 그렇지 않으먼 그 전에는 그릇 씻어 엎어놓는 살강이 있었어. 살강 한쪽 귀통이에다 놓거나 그런 것은 있었는디. 그런 것이 미신적인 것이요. 그런개 나의 본심은 항상 성조 조상님에게 공경심이나 존경심을 항상 갖는다 이런 취지하에서 했었던 것 같어.”

차례 / 기제사

술을 직접 담그는 여부와 종류를 묻자 최강윤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신다.

“가양주야 사실상 많이 빚어 먹었죠. 집에서 주로 가양주를 만들어 먹은 것은 제사가 돌아오면 선영을 위해서 청주를 빗어서 많이 만들어 먹었는디, 이것이 일제 침략으로부터 양조법이 생기면서 못 만들어 먹었잖애요. 그렇지만 이 시골에서는 옛날 전통 그대로 숨어서라도 기제일은 만들어 지내고 그렇게 해왔죠.”

“그리고 일제 말엽에는 심하게 막으니까 못해 먹었고, 해방 이후에는 초창기에는 가양주를 상당히 만들어 먹었지요. 제사 때 늘 쓰고 그랬죠. 지금은 가양주법이 온 동네에 완전히 없어졌습니다. 가양주 만들어 먹는 사람이 완전히 없어졌어요. 정부에서 못허게 흐니까 없어져 버린거요. 요즘 최근에야, 몇 년 전에사 이렇게 허용을 흐니까 허는디 안허든 것인개, 여자들이 흐는 방법도 인자 잊어버렸어.”

“노봉 동네에서도 가양주 만들어 먹을 줄 아는 사람이 불과 3-4명 정도밖에 안돼요.”

가양주를 만들지 못하니까 제사 때 대용하는 방법에 대해 최강윤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신다. 전통적으로 해오던 방식을 따를 수 없으니까 가정의 형편대로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하면서 약간의 변형이 있게 되었다.

“우리가 제사를 지낼 때 맑은 술, 청주로 제사를 지낸디 가양주를 안 흐니까 맑은 술, 소주로 하게 되잖아요. 속담에 소주로 귀신을 미역시킨다고 소주에다가 우유나 이런 것을 하얗게 몇 방울 떨어뜨려서 섞어가지고 제주를 이용하고 있잖아요. 순 청주 맑은 술로만 헐 수가 없으니까 이렇게 변형되어 왔다 이거죠.”

“나는 그것을 몰랐는디 둔뎅이 할아씨께서 '여기에다 소주로 해서는 안된다. 어찌 맹물로 선영을 시길 수가 있느냐' 하면서 우유가 없으면 쌀뜬물이라도 한두 방울 넣어야 헌다고 했어요. 우유를 한두 방울 섞으면 이렇게 뿌연해지잖아요. 이렇게 현신주를 해야 헌다고 해가지고 우리는 이렇게 시행해 왔어요.”

그러자 가양주가 없다고 하더라도 변형을 잘못하면 안된다고 최도범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신다.

“저 양반 말씀대로, 가양주 만드는 사람이 없어져 버렸어요. 과문하지만 소주에 우유를 넣는다는 것은 금시초문이지만 소주를 놓을 바에는 찬물을 떠다놓으라고 했어요. 소주에다 우유를 섞는다는 것은 귀신을 속이는 것이여. 찬물은 현수라고 허는 것인디 소주에다 무엇을 가미한다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이요.”

그래서 예전부터 제사법은 집집마다 가법이 다르기 때문에 묻지 말라는 이야기가 전해오는지 모르겠다.

세시풍속

최강윤(75세 임신생, 노봉리 381-1) 할아버지께서 인접 마을과의 민속놀이에 대해서 말씀하였다. 노봉마을과 인접한 마을과의 민속놀이는 오수천, 삼계천을 경계로 하고 있는 임실군 오수면 둔덕리와의 정월 보름 명절의 불꽃놀이 이야기이다.

“정월 보름 명절의 이야기인데, 내 건너와 내 이쪽의 방죽골 앞에서 불꽃놀이를 해요. 요새는 깡통을 돌려서 하지만 옛날에는 빗자루를 만들어 가지고 했어요. 홰라고 했는데 홰 붙여서 양쪽 동네에서 불꽃놀이 경쟁도 하고, 씨름도 하고, 풍악을 쳐서 풍악으로 기뺏기 놀이를 했죠. 예년에는 연례 행사로 했었죠.”

“연싸움 하는 것은 삼계석문 냇가를 경계져서 냇가에서 서로 싸운 거예요. 전해 오는 이야기를 들으면 전부다 이쪽이 많이 이겼다고 그러죠. 이겨야 그 해에 풍년든다고 그러죠. 물론 저쪽 이야기를 들으면 그 쪽이 이겼다고 하겠지만 이쪽에서는 이쪽이 이겼다고 말하겠죠.”

“그리고 또 특이한 것은 노봉마을에 가서 풍악을 하는데 풍악에 대한 기가 있잖아요. 그 기가 용기(龍旗)였어요. 그 기가 찢어져버리고 없어져버렸죠. 그것이 있다면 보물이죠. 노봉마을에는 노봉서원이 있었기 때문에 서원마을이라 용의 기가 있는 것이죠. 요 근동에서는 노봉이 서원이 있었기 때문에 으뜸 마을이었거든요, 사매면에서도 가장 첫째 으뜸마을 그랬거든요. 사매면에서 가장 반촌이었죠. 옛날부터도 노봉하고 매안리하곤만 혼인한다고 했어요. 노봉, 매안리 그 다음이 수월이죠. 수월은 황씨, 전주 이씨들이 반반 있죠. 수월은 원래 손씨가 처음 터를 잡았고 황씨는 400년 전에 테를 잡았답니다.”

“그런데 풍악할 때 용의 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쪽 마을(노봉, 수촌, 인화리 등등) 하고 저쪽 둔덕리 마을하고 했을 때 풍물을 치고 맞대잖아요. 그러면 일체가 용의 기에다가 예를 갖춰야 됐어요. 그 용의 기는 사실상 해방 이후에까지 보존하고 있었는디 그때 당시 초근목피하고 춥게 지내고 뭐하고 하니까 그 용의 기를 사랑방에서 덮고 잤네. 덮고 자면서 서로 잡아당기고 뭐 하면서 찢어져서 없어져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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