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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희 선생의 뒤를 잇는 신한균님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4B020202
지역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종봉

도자기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하면서 사기장 신한균을 찾아갔다. 그의 작업방에 들어가니 사방이 도자기였다. 마침 신한균이 잠깐 자리를 비워서 작업방에 있는 여러 가지 도자기를 마음껏 구경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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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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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방

조금 있다가 신한균이 들어왔다. 외모는 아주 왜소해 보이긴 했지만 눈매에서 장인의 고집이 느껴졌다. 신한균의 말씀 가운데 가장 크게 와 닿은 것은 바로 도자기에 묻어 있는 일제 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우리 옛 그릇 이름 찾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일본 학자들이 왜곡한 우리 도자 역사를 바로잡고, 미술학자들이 미처 바로 깨닫지 못한 도자기의 본질을 깨우치기 위해 저술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2005년에 『사기장 신한균의 우리 사발 이야기』(가야넷, 2005)를 펴냈으며, 이 책의 일본어판 『이도다완의 수수께끼(井戶茶碗の謎)』(バジリコ)가 2008년 3월 출간되었다. 또 일본에 있는 국보급 조선사발을 한국인 입장에서 해설한 『고려다완(高麗茶碗)』(谷晃 공저, 淡交社)이 2008년 2월에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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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균 저, 책 표지

그의 저서 『사기장 신한균의 우리 사발 이야기』는 1~10장까지 구성되어 있다. 1~4장은 조선사발의 역사와 고향, 그리고 쓰임새를 추적했고, 5~6장은 흙과 불 이야기, 7~10장은 사기장이 느낀 사발에 대한 단상과 사기장이라는 직업과 관계된 여러 내용이 실려 있다.

사기장의 시각에서 본 우리 사발의 역사와 그에 얽힌 뒷이야기, 그리고 ‘차사발 전쟁’으로 보는 임진왜란 등이 주요한 내용이다. 또한 일본으로 건너가 지금은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진귀한 우리사발 사진 400여 장도 담겨 있는데, 출간된 지 10개월 만에 1만권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서점가에 신선한 충격을 준 바 있다.

이처럼 그의 저서가 출판계에서 화제가 되며 ‘국내에서 이처럼 우리나라 사발에 대한 집중적인 조명과 체계적인 연구를 거쳐 모든 것을 풀이한 저서는 거의 드문데다 책의 저자가 역사가나 전문 소설가나 아닌 사기장으로서 단순한 사발의 이야기뿐이 아닌 우리나라의 생활 역사를 책으로 엿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는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한 것이 바로 일본인들이 ‘조선이 처음 만들었지만 아주 볼품없는 잡기인 막사발로 취급하던 것을 일본이 천하의 명물인 이도자완으로 승화시켰다.’는 억지에 가까운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는 점이다.

그는 1994년 6월 17일 오전, 일본 국보가 된 ‘조선 막사발’을 직접 볼 기회를 가진 이후, 규장각의 고문서를 뒤지고 일본의 미술관과 개인 소장가들을 만나는 등의 ‘막사발’뿌리 찾기에 매달렸다. 그러기를 10여년, 마침내 그는 비밀을 찾아냈다. 그 결과 일본인들이 말하는 ‘막사발’은 그저 쓰고 버리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사기장이 공들여 만든 제기(祭器)였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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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사발’뿌리 찾기

사발의 맵시와 때깔, 실용적으로 사용하기 힘든 좁고 높은 굽, 그리고 가마불을 1,300도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는 불때기를 통해 치밀하게 계산한 끝에 만들어낸 은은한 비파색 등이 그 증거라는 것이다.

그는 조선사발을 가리켜서 ‘막사발’이란 부르는 것을 강력하게 거부한다. 이 명칭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의 미학자인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가 조선사발의 가치를 폄하해 표현한 것을 그대로 옮긴 것이고 식민사관의 논리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신한균 님은 막사발이라는 이름 대신 색깔과 장식을 고려해 ‘황태옥 사발’이라는 우리말 이름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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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옥 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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