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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2B010102
지역 경상북도 김천시 구성면 상원리 원터마을
집필자 최경호

[철새들이 서식하기에 안성맞춤인 곳]

원터마을은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지세를 지니고 있다. 마을 앞으로는 양파 밭이 펼쳐져 있고, 마을 뒤쪽으로는 응봉산이 마을을 감싸고 있다.

또한 마을 입구에는 ‘최씨담’이라 불리는 못이 있으며, 마을 앞에는 ‘감천’이, 옆으로는 ‘올뱅이도랑’이라 부르는 하천이 흘러서 왜가리 등 철새들이 서식하기에 안성맞춤이었던 곳이다.

그리하여 원터마을에는 오랜 옛날부터 마을의 전통적인 경관과 잘 어우러진 왜가리들의 자태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고 전한다.

“예전에는 마을 뒤편 응봉산에 왜가리가 서식했어요. 예전부터 왜가리가 많이 서식했어. 그래서 도로를 지나가다가 마을을 보면 굉장히 보기 좋았어요.”

마을 주민 이철응[1945년생] 씨는 예전의 마을 풍경에 대해 좋은 기억을 지니고 있었다.

[근대화와 환경 오염]

하지만 새마을 운동이란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마을에는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바로 당시 옛날 마을 회관[현 마을청년회관] 옆에 새마을 공장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양파 농사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는 등 새로운 작물 재배 방식이 도입되면서 농약을 많이 사용하기 시작하고, 갈포와 나무젓가락을 만드는 공장이 들어서면서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나오면서 물이 오염되었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로 인해 왜가리의 숫자가 점점 줄어들더니, 지금은 한 마리도 찾아볼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저기는 옛날에 새마을 운동할 때 새마을 공장이 있어요. 갈포벽지공장이 들어섰어요.”

이응수[1961년생] 씨는 당시 금릉군 내에서는 원터마을에 유일하게 갈포벽지공장이 들어섰다고 기억해 냈다. 그리하여 공장이 생긴 뒤로 마을 근처에 살던 아가씨들 약 60여 명 정도가 매일 출퇴근을 했으며, 얼마 후에는 마을에 기숙사도 지어졌다고 했다.

“갈포공장도 환경을 변화시켰지만 그 뒤 이곳에 젓가락공장이 들어섰어요. 젓가락을 만들려면 나무를 삶아야 돼요. 나무를 잘라서 삶는데, 약을 넣어서 삶았거든요. 그러니까 굴뚝에는 안 좋은 연기가 나오고 또 언제부터인가 논과 들에 농약을 치고 그러니까 물도 오염이 되고 그러잖아요. 그러니까 농약하고 굴뚝 연기가 왜가리를 다 쫓아 보냈다고 할 수 있지요.”

이응수 씨는, 어린 시절 왜가리들이 미꾸라지와 물벌레를 잡아먹던 모습이 지금도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면서, 아직도 감천에서 고기를 잡고 놀았던 어린 시절이 못내 그립다고 말했다.

“우리 총각 때만 해도 감천에 ‘물 반 고기 반’이었어요. 진짜. 지금은 없어요. 고기가…….”

[왜가리가 꾸며 주던 마을 경관]

자연 또한 인간의 문화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자연 중에서도 철새와 벌레도 인간의 삶에 같이 동참하여 그 거주지의 독특한 문화를 형성한다고 보면, 왜가리는 원터마을의 문화적인 정체성 형성에 나름대로 일조를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마을 주민들의 기억 속에서 왜가리와 미꾸라지, 그리고 나무 등을 포함한 각종 동식물이 마을의 경관을 구성해 주는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었다.

왜가리가 꾸며 주던 마을의 경관을 대신해 들어선 갈포벽지공장은 이제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 있다.

이철응 씨는 동네 미관상 보기 좋지 않은 이 건물을 없애 버렸으면 하는 속내를 내비쳤다.

“지금은 아무것도 없고 빈 건물만 있지요. 별 용도가 없이 이제 혐오 시설이 되어서 보기가 싫어요. 내 생각에는 마 뜯어냈으면 좋겠는데, 저게 건물주가 따로 있으니까 어쩌지도 못하겠고 말입니다.”

[정보제공]

  • •  이철응(남, 1945년생, 구성면 상원리 원터마을 주민, 연안이씨 종손)
  • •  이응수(남, 1961년생, 구성면 상원리 원터마을 주민, 현 원터마을 이장)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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