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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2B010401
지역 경상북도 김천시 구성면 상원리 원터마을
시대 조선/조선 후기,근대/근대,현대/현대
집필자 최경호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명성재]

명성재원터마을 구성초등학교 뒤편 골짜기에 자리하고 있다.

골짜기 아래쪽에서 보면 정면 3칸의 재실이 마치 아래를 노려보고 있듯이 서 있다. 명성재는 1727년(영조 3), 이곳 상원에서 태어나 79세까지 살다 간 이의조 선생이 만년에 선비들을 청하여 강론(講論)을 하고 제자들에게 학문을 가르치는 등, 도의지락(道義之樂)하며 여생을 보내려고 지은 곳이라고 한다.

[숭례각에서 보관하고 있는 가례증해 판목]

명성재에서는 그동안 이의조 선생의 영정과 그가 완성한 가례증해 판목(家禮增解 版木)을 보관해 왔었다.

하지만 2011년 현재 이의조 선생의 영정은 대구박물관에 기증되어 보관되고 있고, 가례증해 판목은 구성초등학교 정문 앞에 새로 건립한 숭례각에 보관되어 있다.

이의조 선생과 관련한 유품들이 명성재를 떠난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해서 연안이씨 종손 이철응[1945년생] 씨에게 물어 보았더니, 언제부터인가 마을에 귀중한 자료가 많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명성재에 보관하고 있던 것들이 하나둘 없어지기 시작했다고 내력을 이야기해 주었다.

“가례증해 판목이 명성재에 보관되어 있을 때는 도난 사건이 많았어요. 그래서 지금은 숭례각으로 옮겨 보관하게 되어 좀 마음이 놓여요. 그리고 경호공 할아버지 영정은 대구박물관에 위탁 보관했어요. 아무래도 도난의 염려도 있고 겁이 나서 그렇게 했어요. 거기에 잘 보관되어 있을 겁니다.”

새로 건립한 숭례각도 늘 불안하기만 해서 최근에는 전문 보안 업체에 맡겨서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명성재에서 모시는 향사]

명성재 정면에는 이의조 선생의 스승인 운평(雲坪) 송집의(宋執義) 선생이 쓴 ‘명성재(明誠齋)’란 현액이 걸려 있다.

이 재실의 이름이 명성재라 불린 것도 운평 선생이 써준 현액 덕분이라고 전한다. 한편, 이의조 선생의 제자들은 스승의 평소 실천과 학문이 맑은 거울과 호수 같다고 여겨 경호(鏡湖) 선생이라 불렀는데, 이것이 훗날 이의조 선생의 호가 되었으며, 명성재 역시도 경호 선생의 영정을 모셨다 하여 경호영당(鏡湖影堂)이라 불리기도 했단다.

『가례증해』를 편찬한 경호공 이의조 선생의 향사는 음력 3월 초정(初丁)에 명성재에서 지내고 있다.

향사를 지내기 전 연안이씨 문중 사람들은 파임을 시작하여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 외 유사들을 정한 후 향사를 지낸다.

과거에는 향사를 지내면 각처 유림에서 많은 사람이 왔지만, 현재는 참관하는 이가 적어 헌관을 정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다.

[글 읽는 소리 가득했던 명성재]

그런데 경호공 이의조 선생의 향사를 지낼 때 외에는 비어 있는 재실이 마을 내 수험생들에게는 유용한 고시원이 된 적도 있단다.

마을 주민 권복희[1925년생] 씨와 이자영[1944년생] 씨는 아침저녁으로 명성재 앞을 지날 때마다 들려오던 학생들의 글 읽는 소리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한다.

“마을에 공부할 데가 없잖아. 집에서도 애들이 한둘이 아니니까. 중요한 시험이 있거나 공부를 하려면 먼 곳에 갈 필요가 없어. 저기 방도 마련이 되어 있으니 겨울엔 거기서 공부를 하고 여름엔 마루에서 공부하고 그랬지. 마을에 공부방이었어. 저기가. 일을 하러 갈 때도, 과수원에 일을 하러 갈 때도 항상 명성재에서 글 읽는 소리가 들렸지. 요즘은 아니지만, 예전에 학생들이 글 읽는 소리는 우리 마을의 소리였어.”

명성재이의조 선생께서 강학을 하셨던 곳이라서 마을에서는 이곳에서 공부하려는 이들이 많았어. 마을의 학문적 전통이랄까. 공부를 예전부터 중요시했던 우리 마을에서 명성재는 중요한 곳이지.”

이처럼 명성재는 가례증해 판목을 완성한 이의조 선생을 위시한 연안이씨들의 학문적 전통을 상징하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정보제공]

  • •  권복희(여, 1925년생, 구성면 상원리 원터마을 주민)
  • •  이자영(여, 1944년생, 구성면 상원리 원터마을 주민)
  • •  이철응(남, 1945년생, 구성면 상원리 원터마을 주민, 연안이씨 종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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