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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2B020202
지역 경상북도 김천시 구성면 상원리 원터마을
시대 조선/조선 후기,현대/현대
집필자 최경호

[숭례각에서 보관하고 있는 가례증해 판목]

원터마을 가운데에 자리한 구성초등학교 앞에 지어진 숭례각에는 현재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67호로 지정되어 있는 가례증해 판목(家禮增解板木)이 보관되어 있다.

가례증해 판목은 1758년(영조 34) 이의조(李宜朝)가 관혼상제의 예법을 널리 보급하기 위해 주자의 4대 예서(四大禮書) 중 하나인 『가례(家禮)』를 예를 들어 해설하고 몇 가지 생각을 덧붙여 1772년(영조 48) 총 10권으로 완성한 『가례증해』의 판목이다.

『가례증해』를 처음으로 만들기 시작한 사람은 이의조의 아버지 이윤적(李胤績)이다. 1703년(숙종 29) 구성면 상원에서 태어나 도암(陶庵) 이재(李縡) 선생에게 수학하고 평생을 예학에 몸 바쳐 연구했던 이윤적은, 관혼상례(冠婚喪禮)로 인한 전국적인 예식의 차이와 이로 인한 국론의 분열을 걱정하였다. 그래서 그 어느 쪽으로도 기울어지지 않는 중립의 입장에서 학자들의 설(說)을 모으고 해설을 하며 자신의 의견으로 결론을 내리는 힘든 작업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1756년(영조 32) 이윤적은 아들에게 『가례증해』를 완성해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2대에 걸친 노력의 산물, 『가례증해』]

이의조는 학문적 기반을 다진 후 서른 살이 넘어서야 아버지의 유업(遺業)에 손을 대었다. 그리하여 『가례』를 예를 들어 해설하고 거기에 자신의 학설을 첨가한 예서를 탈고하여 1772년(영조 48) 10권 10책의 방대한 책으로 완성하였다.

이후 1792년(정조 16) 공인(工人) 김풍해(金豊海) 등이 직지사에 있는 느티나무로 판각에 착수하여 3년 만에 가례증해 판목을 완성하였다.

가례증해 판목은 총 475매[954면]로, 관혼상제에 대한 증해판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하며, 목각 기법이 매우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연안이씨 두 부자(父子)의 2대에 걸친 노력의 산물인 『가례증해』는, 연안이씨 집안의 학풍과 재력을 여실히 드러내 주는 상징적 자산으로 여겨진다. 김천문화원 사무국장 송기동 씨는 가례증해 판목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과거에는 그런 이 사대부 집안. 그런 반가에 부를 상징하는, 또는 그런 학행을 상징하는 여러 가지 기념 사항이 많지만, 그 중에 하나가 목판. 책을 찍어 낼 수 있는 마, 그런 ‘재력 있다’, ‘능력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게 큰 자산이었거든요. 우리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이 집안에서 남아 있어요. 책을 찍고 보급을 하고. 말하자면 인제 인쇄소. 무슨 문중에 인쇄 출판 이런 역할까지 했던 나름대로 이 집안에 큰 부의 상징도 되고, 이런 학문의 상징도 되고. 나름대로 마 이 반촌의 가풍을 이어 온 하나의 큰 의미 있는 그런 공간이죠.”

[『가례증해』 판본이 없으면 양반이 아니라 그랬어]

가례증해 판목이 완성된 이후 연안이씨 문중에서는 판목을 이용하여 후손들에게 실질적인 교육을 실천하기도 하였다. 원터마을 주민 이순영 씨의 증언처럼 연안이씨 집안사람들은 직접 판목을 탁본하면서 선조들의 가르침을 새기며, 또한 자신들의 집안에 대한 자긍심을 키워 나갔다.

“예전에는 탁본을 했지. 여러 번 했지. 그걸 여러 번 했는데, 가례증해를. 가례증해라 카는 거는 예전 예법을 아주 참 내려온 게 해석을 하는 사람이 적어요. 그 판목을. 그래서 그걸 가지고 알아듣기 쉽게 해석을 해 놓은 게 가례증해라. 증해. 가례를 증해했다 이 말이라. 그래서 인제 그게 많이 여러 번, 우리 알기도 여러 번 찍었는데. 그 자손들이 거기 가면 자손들이 있잖아. 자손들이 많이 하고. 그래 해 가지고 팔고. 그래 예전에 가례증해 판목이 없으면 양반이 아니라 그랬어. 예법을 모른다 말이야.”

가례증해 판목은 원래 구성초등학교 뒤 골짜기에 있던 명성재(明誠齋)에서 보관해 오다가 한동안 구성초등학교 도서관으로 옮겨 보관하였다.

그러다가 1996년 구성초등학교 앞에 숭례각[장서고]을 지은 후 그곳에서 보관하며 전시하고 있다.

숭례각에는 가례증해 판목 411장 외에도 소학집주증해(小學集註增解)와 운평선생문집(雲坪先生文集) 판목 등 170장이 수장되어 있다.

[정보제공]

  • •  이순영(남, 1926년생, 구성면 상원리 원터마을 주민)
  • •  송기동(남, 1968년생, 김천문화원 사무국장)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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