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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2A030204
지역 경상북도 김천시 개령면 동부2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송기동

[자매결연 맺던 날]

2007년 4월 20일, 조용하던 개령면 동부2리에 건장한 청년들이 들이닥쳤다. 현대자동차 경북지역본부 임직원들로 동부1리와 1사1촌 자매결연을 맺기 위해 마을을 방문한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동부리와 현대자동차의 교류 행사는 매년 끊임없이 이어져 어버이날이나 복날 등 마을에 큰 일이 있을 때마다 잊지 않고 마을을 방문해 주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고 있다.

[2010년 초복 날의 동부2리 마을 풍경]

초복인 7월 19일, 동부2리 부녀회장 박진옥[1966년생] 씨는 새벽 5시에 일어났다. 1사1촌을 맺고 있는 현대자동차 경북지역본부에서 올해 복날에도 어김없이 마을 주민들을 위해 닭을 보내겠다고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마을회관에는 벌써 부녀회 총무인 김인숙[1953년생] 씨를 비롯해 김정희, 정명숙, 하재임, 강인숙 씨 등 마을 부녀회원들이 나와서 대청소가 한창이다.

“자동차 회사 사람들 오마[오면] 미끄러 바서[워서] 넘어지도록 빡빡 문질러.”

넉살좋기로 유명한 김인숙 총무의 우스갯소리가 마을회관을 밝힌다.

7시가 되자 현대자동차 경북지역본부에서 주문해서 하나로마트에서 공수해 온 생닭 120마리가 마을회관에 도착했다.

“뭘 꾸물대요, 10시 전에 끝내야 되어.”

박진옥 부녀회장의 고함 소리에 회원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닭을 받아들어 손질을 하고 찹쌀을 씻어 솥에 안친다. 10시가 넘어서자 이장 김해술[1951년생] 씨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확성기를 타고 개령들에 울려 퍼진다.

“아, 동부2리 마을회관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복날을 맞아 1사1촌을 맺고 있는 현대자동차 경북본부에서 동민 여러분에게 백숙을 대접한다고 합니다. 남녀노소 한 분도 빠짐없이 11시까지 마을회관으로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방송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마을 입구 동부연당에 서너 대의 승용차가 마을 쪽을 향해 달려온다.

“어어 오는갑다. 저기 오토바이 좀 빼라.”

손님들이 들이닥치자 조용했던 마을회관이 순간 분주해진다.

경북지역본부장이 회사 내부 사정으로 참석을 못하고 유정우[1968년생] 과장과 유창현[1968년생] 대리가 대신 참석했다. 또 김천영업소에서도 축하차 이환식[1955년생] 지점장이 뒤이어 참석했다.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한 주민들이 11시가 가까워 오자 60여 명으로 늘어났다. 개령면사무소와 개령농업협동조합 관계자는 물론이고, 지역 시의원도 방문을 했다.

손님들과 주민들이 회관 앞에 임시로 마련된 오찬장에 자리를 잡자 부녀회원들이 신속한 동작으로 먹음직한 닭백숙을 차례로 올린다.

김해술 이장은 손님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후 운을 뗐다.

“에, 그라면 지금부터 식사하시기 전에 간단히 참석자 소개와 인사 말씀을 청해 듣겠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지난 2007년 자매결연을 맺은 이후에 한 해도 안 걸러고 우리 마을 행사 때마다 찾아주시는 현대자동차 관계자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도 닭 120마리와 수건 100장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본부장님을 대리해서 유정우 과장님, 유창현 대리님, 이환식 지점장님이 오셨습니다. 박수로 감사의 뜻을 전해 주십시오.”

‘짝짝짝……’ 하고 우레와 같은 박수가 울려 퍼지자 이환식 지점장이 몇 번의 사양 끝에 인사말을 이었다.

“감사는 오히려 저희들이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늘 고향같이 반겨 주시는 여러 어르신께 감사드리며 건강한 모습을 올해도 뵙게 되니 더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오늘 1사1촌의 깊은 의미를 다시 새겨 보는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건강하십시오.”

2010년의 초복 날, 백숙 한 그릇에 담긴 도농 교류의 풋풋한 웃음소리가 마을 앞에 펼쳐진 개령들을 따라 아름답게 울려 퍼졌다.

[정보제공]

  • •  김해술(남, 1951년생, 개령면 동부2리 주민, 동부2리 이장)
  • •  박진옥(여, 1966년생, 개령면 동부2리 주민, 동부2리 부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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