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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골, 바위들은 이름을 가지고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2C010202
지역 경상북도 김천시 부항면 해인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여수경

[한정 없이 많은 골짜기들]

해인리를 찾아가는 길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산모퉁이를 돌면 보일 것 같은 마을은 또 다른 모퉁이를 돌아야 되고, 다시 가파른 언덕을 따라 오르다 보면 비로소 마을 입구에 해당하는 해인산삼랜드에 다다르게 된다.

마을에 이르면 병풍같이 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의 위세에 놀라고, 골짜기를 끼고 가파르게 조성된 자투리땅을 이용하여 집을 지은 사람들의 노력에 감탄하게 된다. 그리고 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들과 골짜기에 붙여진 이름들에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골짜기 이름 한정도 없어. 금계골, 물물이터골, 찬상골……. 뭐? 시방도[지금도] 있지. 들어가면 골짜기 이름이 몇 개가 되는데…… 큰싸리박골, 작은싸리박골, 홍구래, 선바음달…… 아이고, 모르겠다.”

숙굴댁[1925년생] 할머니의 말에 정인규[1938년생] 씨가 말을 보탠다.

“이거는 원래 내가 듣기로는 뒷골이라 카는 골짜기고, 동네 물 내려오는 골짝, 저쪽 뜸하고 이쪽 뜸하고 가운데 그게 뒷골. 건너뜸에 그쪽 골짝, 그거는 옥담골이라 하고, 해인산장 아래는 고추방골, 그 위에 가면 새로 지은 집 있는데 그건 곶감나무골, 그곳에서 올라가면 초소 있는 골짜기가 있는데 이는 삼막골, 그곳에서 올라가면 장갈박골, 큰갈박골, 늑박골, 옻나무골…… 새새[곳곳에] 골짜기 이름이 다 있어.”

물어 보는 사람도 대답하는 사람도 힘들 정도로 해인리를 둘러싼 골짜기 이름은 많았다. 누구랄 것도 없이 마을 사람들은 골짜기 이름이 불리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일부를 제외하고 알지 못하는 반면, 위치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지적해 주었다.

[골골, 사람들이 터를 이룬 곳]

외지인은 해인리를 둘러싼 산들이 똑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수십 년을 산과 함께 살아온 해인리 사람들에게 이곳은 생김새도 자생하는 식물도 다른 의미 있는 곳이다. 그것은 정인규[1938년생] 씨에게 마찬가지인 듯했다.

“옛날에 종이 뜨던 곳을 지통날이라고 하고, 안골 쪽으로 더 가면 이윤호 씨 농장 있는 곳을 아래안골, 그 위로 가면 울안골이 있어.

그곳에 가면 토지가 많은데 그곳이 여섯 집 살았어. 옛날에 무구박골 골짝에도 일곱 집 살았어.”

물어 보면 물어 볼수록 골짜기 이름들이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온다. 지형의 형상을 보고 딴 지명과 과거에 행해졌던 행위들에 의해서 부여된 이름, 그리고 많이 자생하는 식물 이름을 따서 붙인 이름 등, 해인리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해 골짜기 이름을 붙인 것 같았다. 그 중에는 과거 화전을 하던 사람들이 살았으나 「화전정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은 골짜기도 많다고 한다.

[골골, 바위와 계곡들 이름]

감투봉 : 윗두대와 대야리 홍심 사이에 있는 산인데, 모양이 감투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뒷골 : 광산김씨 재실 뒤쪽에 위치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고추방골 : 고추바위가 있는 골짜기다.

곶감나무골 : 감나무가 많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통날 : 옛날 종이를 만드는 곳이 있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꽃동재 : 해인리에서 대야로 넘어가는 고개이다.

삼막골 : 해인리에서 삼도봉으로 가는 골짜기이다.

삼마골재 : 삼막골에서 충청북도 상촌면으로 넘어가는 고개이다.

수루미재 : 윗두대에서 대야리 갈부리로 넘어가는 고개인데, 형국이 독수리같이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싸리박골 : 상두대와 하두대 사이에 있는 골짜기이다.

안골 : 해인리 안쪽에 있는 골짜기이다.

쪽두리바우 : 해인리 서쪽에 있는 바위인데 모양이 쪽두리같이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절터골: 절터가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 외에도 해인리를 끼고 참새안골, 살구나무골, 송지박골, 절터골, 머구박골, 대안, 솔방안, 아래안골, 울안골, 장갈박골, 큰갈박골, 늑박골, 옻나무골 등이 있다.

[정보제공]

  • •  숙굴댁(여, 1925년생, 부항면 해인리 주민)
  • •  서수생(남, 1936년생, 부항면 해인리 주민)
  • •  정인규(남, 1938년생, 부항면 해인리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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