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시기하는 바람이 차가운 2010년 2월 27일 이른 아침, 삼도봉 아래 산골 마을이 북적인다. 사람들이 모이기엔 이른 시간임에도 마을회관에서는 벌써 많은 사람이 모여 무엇인가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 마을회관 창문 너머로 보이는 사람들의 손에 새끼줄이 들려 있다. 새끼줄을 보니 문득 오늘이 음력으로 1월 14일로, 보름이 임박했음이 뇌리를 스친다. 마을회관에서 사람들이 정성을...
김천역에서 내려 주위를 두리번거리기를 잠시, 버스정류장에서 해인리 가는 길을 물었지만 버스를 기다리는 젊은 사람들은 고개를 몇 번 내저으며 자리를 피하기만 한다. 그런데 잠시 후 할머니 한 분이 가까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해인리 가요? 왜 삼도봉 갈려고……. 근데 여기서 멀어…… 그 동네 버스 안 가. 하대리까지 가서 걸어가.” 그리하여 조사자는 8월 여름 따가운 햇...
2010년 어느 여름날이었다. 마을 조사를 진행하는 도중 이윤호[1957년생] 씨와 만나게 됐는데, 반갑게 악수를 하다 보니 이윤호 씨의 검붉은 손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아~ 이 손, 이거 요즘 복분자 딴다고 정신이 없어서.” 귀농한 지 올해 5년 차인 이윤호 씨는 해인리 마을에서 가장 젊은 농사꾼으로 마을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윤호...
경상북도 김천시 부항면에 속하는 법정리. 신라 시대에 마을 뒤 삼도봉[1,176m] 골짜기에 있던 해인사(海印寺)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일설에 삼도봉 해인사가 경상남도 합천군으로 옮겨 간 것이라고 하나 확인할 길은 없다. 조선 말 지례군 상서면에 속했던 지역으로 1914년 윗두대·해인동이 통합되어 김천군 부항면 해인리로 개편되었다. 1949년 금릉군 부항면 해인리로 개칭...
김천시 부항면 사등리에 있는 부항면사무소 앞에서 승용차로 출발하여 해인리로 들어가는 삼거리를 지나면 ‘윗두대’가 나온다. 한적한 이 마을을 지나서 계속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오미자터널이 반갑게 손님들을 맞는다. 오미자터널을 통과하고 몇 번의 굽은 길을 지나면 검은색 기와지붕을 얹은 광산김씨 재실인 둔암재가 기품 있게 서 있다. 해인리는 과거 광산김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