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상북도 김천시 남산동에 있는 김천초등학교를 졸업한 군인.

[개설]

초대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이응준(李應俊)[1891~1985]의 사위이다. 스승은 김철기이다.

[활동 사항]

이형근(李亨根)은 1920년 충청남도 공주시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을 김천에서 보냈으며, 김천초등학교[제22회]를 졸업하였다. 1942년 일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군 포병 대위로 복무하다가 태평양 전쟁 종전을 맞았다. 광복 후인 1945년 12월 5일 군사영어학교 1기생으로 입교 신청을 하였지만, 뛰어난 영어 능력으로 U.N과 GHQ로부터 면제를 받았다.

이형근은 대한민국 국군의 상징인 ‘군번 1번[10001]’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당시 군번은 유엔군 사령부에서 각국 참모들의 의견들을 받아들여 엄격히 정해진 것으로 최고사령관의 1번을 의미하였다. 그런데 군번 1번이라는 상징적 의미 때문에 이형근은 자신이 1번이 되고 싶었던 채병덕(蔡秉德)[제2대 육군참모총장, 1950년 6·25 전쟁 중 전사]과 불구대천지 원수지간이 되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1946년 5월 1일에 초대 조선경비사관학교 교장을 맡았고, 동년 9월에는 국방경비대 총사령관 겸 육군사관학교 교장, 1948년 2월에는 통위부(統衛部) 참모총장, 1949년 6월에는 제8사단장을 맡았다.

이형근은 1950년 6·25 전쟁이 일어나자 제2사단장을 맡아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는 전쟁 기간에 미국의 원자 폭탄 사용을 결사반대하여 저지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1군단장을 맡았던 1952년 12월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여 6·25 전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 원자탄을 사용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치자, 그는 전쟁이 빨리 끝나는 것은 좋지만 남북한 모두가 같이 망한다고 말하면서, 원자 폭탄 사용을 끝까지 반대하였다.

전쟁이 끝나고 1954년 2월 초대 합참의장을 지냈으며, 1956년 6월에는 제9대 육군참모총장이 되었다. 1959년 8월 대장으로 예편하면서 군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명예인 태극무공훈장을 받았다. 전역 직후 당시 장면(張勉) 정권이 입각을 권유했으나 군인이 정치에 관여해서 안 된다는 신조로 입각을 거절하였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형근에게 입각을 권유했지만 그는 입각하지 않고 신조를 지켰다.

1960년 향군회 회장, 1961년 필리핀 특명전권대사, 1962년~1967년 영국,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대사를 역임하였다. 1980년 국가보위입법회의 의원, 1981년 국정자문위원과 반공연맹 고문, 1989년 국토통일고문 등을 맡았다. 이형근은 회고록에서 “군인은 죽지도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며 영원히 살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있는 한 군인은 같이 있을 겁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한편, 6·25 전쟁으로 모교인 김천초등학교 교사가 전소되자 학생들은 천막 교실과 남산공원에서 야외수업을 해야 했다. 이런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당시 김천초등학교 동문인 강중구가 이형근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다. 이에 이형근은 모든 건축 자재와 군 병력을 지원함으로써 김천초등학교 재건에 큰 기여를 하였다. 이형근은 6·25 전쟁 당시의 10대 미스터리를 제기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2002년 1월 13일 세상을 떠났다. 사후 2008년 발표된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수록 예정자 명단 중 군 부문에 선정되었다.

[저술 및 작품]

1993년 『군번 1번의 외길 인생』이라는 회고록을 남겼다.

[상훈과 추모]

이형근은 1955년 대통령 부대표창, 로마교황 명예 훈장, 그리스 원정 훈장, 프랑스 최고지휘훈장, 미국 리전오브메리트 훈장, 미국 동성훈장, 1등수교훈장, 태극무공훈장, 은성태극훈장을 받았다. 강원도 속초시 장사동에는 속초 이형근 덕정비가 세워져 있다. 이 비석은 1952년 1월 이형근이 제1군단장이었을 때, 당시 공산 치하였던 속초시를 수복하여 재건한 공적을 기리기 위하여 1962년 8월 15일 건립된 것이다. 백선엽은 이형근을 “분단의 비극을 겪고 있는 이 땅에 참군인의 길을 걸어온 창군(創軍)의 원로였다.”고 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