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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역춘야」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201710
한자 扶桑驛春夜
영어음역 Busangyeokchunnya
영어의미역 Poem of Busangyeok Station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경상북도 김천시
시대 조선/조선 전기
집필자 박승희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저자 생년 1464년연표보기
저술|창작|발표 1509년연표보기
저자 몰년 1519년연표보기
배경 지역 경상북도 김천시 남면
성격 한시
작가 강혼

[정의]

1509년 봄 강혼경상북도 김천시 남면 부상역에서 기생에게 정표로 준 시.

[개설]

목계(木溪) 강혼(姜渾)[1464~1519]은 경상감사가 되어 지방을 순행하며 성주에 왔다가 기생 은대선(銀坮仙)과 정이 들어 떠나면서도 부상역(扶桑驛)까지 동행한다. 그런데 이불은 벌써 개령으로 보낸 뒤라 서로 떨어지지 못한 둘이 이불 없이 부상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나서 그 감회를 읊어 기생에게 정표로 준 한시 곧 「부상역춘야(扶桑驛春夜)」이다. 강혼은 문장이 뛰어나서 연산군(燕山君)의 총애를 받았으며, 관직은 판중추부사(判中樞府事)였다. 강혼은 1508년 11월에 경상도 관찰사로 나갔다가 1510년 1월에 공조판서에 임명되었는데, 1509년 여름과 가을에 경상도의 열 읍을 순시하였다.

[구성]

이 시는 『국조시산(國朝詩刪)』과 『목계일고(木溪逸藳)』에 수록되어 있다. 『국조시산』에는 제목이 「기성산기(寄星山妓)」로 되어 있고 3수가 실려 있으며, 『목계일고』 활판본에는 「은대선이수(銀臺仙二首)」로, 필사본에는 「증은대선(贈銀臺仙)」으로 제목이 되어 있으며 제2수와 제3수 모두 2수가 실려 있다.

[내용]

부상관 속엔 한 바탕 즐거운 사랑/ 자는 객은 이불 없고 촛불도 가물가물/ 열두 봉우리 무산에서 새벽 꿈에 미혹되어/ 역루의 봄밤이 찬 줄도 모르겠네[扶桑館裡一場歡 宿客無衾燭燼殘 十二巫山迷曉夢 驛樓春夜不知寒].

막고야산 선녀의 자태에 백옥 같은 피부/ 새벽 창가에서 거울 보며 눈썹을 그리네/ 아침 술 반나마 취하여 얼굴에 홍조를 띠고/ 봄바람이 살쩍에 불어 검은 머리칼 찰랑이네[姑射仙姿玉雪肌 曉窓金鏡畵蛾眉 卯酒半酣紅入面 東風吹鬢綠參差].

구름 머리 빗질하고 높은 누대에 기대어/ 피리를 빗겨부니 섬섬옥수 곱구나/ 만 리 타향 한 조각 달에/ 몇 줄기 맑은 눈물 「이주곡」에 떨어지네[雲鬞梳罷倚高樓 鐵笛橫吹玉指柔 萬重關山一片月 數行淸淚落伊州].

[특징]

첫째 수는 봄에 부상역에서 은대선과 이불도 없이 한 바탕 사랑을 나누었지만 추위도 느끼지 못하겠다는 내용으로 남녀 간의 농익은 사랑을 시화하였다. 부상관(扶桑館)은 경상도 개령에 있는 부상역으로 성주 북쪽과 경계를 이룬다. 『패관잡기(稗官雜記)』와 『견한잡록(遣閑雜錄)』에는 강혼이 성주 기생인 은대선을 총애하여 성주에서 개령 부상역까지 은대선을 데리고 갔다가 저녁이 되어서도 차마 은대선을 보내고 싶지 않아 역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는데 침구를 수졸들이 먼저 가지고 개령으로 떠났기 때문에 이불도 없이 하룻밤을 잤다고 한다.

기구(起句)와 승구(承句)는 바로 이러한 상황을 표현한 것이다. 부상역에서 이불도 없이 촛불이 타들어가는 새벽까지 은대선과 사랑을 나누는 정경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기구는 초나라 양왕(襄王)이 고당(高唐)에서 무산(巫山)의 신녀(神女)와 운우지락(雲雨之樂)을 누렸다는 고사를 차용하여 은대선과의 사랑을 표현하였고, 결구(結句)는 봄에 이불도 없이 함께 밤을 보냈지만 뜨거운 육체적 사랑 때문에 추운 줄도 모르겠다고 표현하는 등 과감하고 노골적인 표현을 직서하고 있다. 이러한 대담하면서도 진솔한 표현은 자잘한 세사에 얽매이지 않는 강혼의 기질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수는 새벽녘에 바라본 은대선의 자태를 회화적으로 그려 내었다. 기구는 은대선의 선녀 같은 자태와 새하얀 피부를, 승구는 새벽에 눈썹을 그리는 고운 모습을 표현하였다. 『장자(莊子)』「소요유(逍遙遊)」에 “막고야산에는 신인이 사는데 피부는 빙설(氷雪)처럼 희고 아리따운 자태는 처자와 같다.”는 표현이 나오는데, 기구는 이 일을 빌어 은대선의 고운 모습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전구(轉句)와 결구는 아침에 술을 마셔 얼굴에 반쯤 홍조를 띠고, 봄바람에 검은 머리가 찰랑이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묘사하였다. 은대선의 모습을 시각적 이미지로 잘 형상화하면서도 그 속에 애틋한 정을 담고 있기에 허균(許筠)[1569~1618]은 『국조시산』에서 “표현이 묘하면서도 정경이 눈에 잡힐 듯하다.”고 평하였다.

셋째 수는 기생 은대선의 정한을 표현하였다. 기구와 승구에서는 곱게 빗질하고 누대에 올라 피리를 부는 은대선의 고운 손을 그렸다. 전구와 결구에서는 이러한 고운 모습 뒤에 감추어진 은대선의 애절한 한을 시화하였다. 「이주곡(伊州曲)」은 서경절도사(西京節度使)인 개가운(蓋嘉運)이 변방인 이주(伊州) 지방에서 올린 상조곡(商調曲)으로 멀리 떠난 정인(情人)을 그리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나라 때의 시인인 왕유(王維)의 「이주가(伊州歌)」, 백거이(白居易)의 「이주(伊州)」, 김창서(金昌緖)의 「이주가(伊州歌)」[일명 「춘원(春怨)」] 등이 유명하다. 이 시는 「이주곡」을 시화한 전대의 시를 점화하여 기생으로 만 리 타향에서 멀리 떠난 정인을 그리워하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짓는 한을 표현하여 은대선의 고운 자태 속에 서려 있는 한을 잘 포착하여 드러내었다. 외면의 아름다움 속에 감추어진 은대선의 내면 심리, 즉 한을 효과적으로 표현하였기에 허균은 『국조시산』에서 “한스러운 정이 손에 잡힐 듯하다.”는 비평(批評)를 달았다.

[의의와 평가]

「부상역춘야」는 남녀 간의 사랑을 노래한 향염체(香奩體), 즉 염정시(艶情詩)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시켰는데 그 표현이 상당히 과감하고 직설적이다. 따라서 당시로서도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파격적인 소재와 내용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참고문헌]
[수정이력]
콘텐츠 수정이력
수정일 제목 내용
2011.08.02 2011년 한자 재검토 작업 扶桑館裡一場驩 宿客無念燭燼殘 ->扶桑館裡一場歡 宿客無衾燭燼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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