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의 남침은 매우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6월 27일 서울까지 진격해 온 북한 인민군은 이후 파죽지세로 남하하여 7월 31일에는 김천 근교까지 내려왔다. 이날 인민군 선봉대는 무주에서 산을 타고 구성면 송죽동 궁장으로 넘어와 이곳을 지키고 있던 충청북도 경찰과 미군을 습격하였다. 김천 지역에 대피령이 내려진 것은 8월 1일로, 이날 시내 각 기관과 일부...
먹고사는 것이 힘들었던 1960년대 후반 이후 김천 지역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의 농촌 마을은 온통 뽕나무로 둘러싸여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천으로 깔린 게 뽕나무였던 그 시절, 누에의 먹이였던 뽕나무는 우리 농가의 주요 자원이었다. 겨울철 농한기 유휴 노동력을 활용해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대표적인 작목이 양잠이었기 때문이다. 잠업은 천수답이 많고 벼농사가 적었던 마...
“칼로 썰면 떡이 안 떨어진다. 접시 없나. 접시 갖고 와서 썰어야 할 텐데.” 구성면 상원리 원터마을, 연안이씨 종택에서 종부를 도와 불천위 제사 준비를 하고 있던 권진순[1923년생] 씨의 모습이 보였다. “집안일인데 도와주며 해야지. 아니면 이 많은 일을 혼자서 어떻게 해.” 얼핏 연세가 많아 보이는데도 권진순 씨는 젊은 종손며느리 못지않게 이곳저곳을 누비며 제사...